누군가에게 정말 화가 났지만, 꾹 참았던 적 있나요? 예를 들어,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억울하게 혼냈는데 “괜히 말 꺼냈다가 더 혼날지도 몰라…” 싶어서 말하지 못했을 때처럼요. 이처럼 표출되지 않은 감정이 쌓이면, 나도 모르게 “내가 예민한가?”, “역시 내가 문제였어…” 하며 화살을 나 자신에게 돌리게 돼요(Freud, 1917).

  심리학자 존 볼비(Bowlby)는 아이들은 사랑받고 싶어서, 부모가 잘못했을 때조차도 ‘내가 나쁜 아이라서 화를 내나 봐’라고 믿는 습관이 생길 수 있다고 해요. 이런 경험이 쌓이면, 어른이 된 뒤에 분위기가 조금만 이상해도 ‘혹시 내가 뭘 잘못했나?’ 하며 지나치게 눈치를 보거나, 나 자신을 탓하게 돼요.

  먼 옛날, 사람들은 재난이 일어나면 신이 노했기 때문이라고 믿었어요. 그래서 신의 화를 달래기 위해 제사를 지내고,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사람들 스스로 잘못을 더 찾아 고치려 했죠. 이런 태도는 지금도 남아 있어서,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면 나부터 먼저 돌아보며 “내가 뭘 잘못했을까?”를 떠올리게 만들어요.

 자기자비(Self-compassion)란 고통 속에 놓여있는 나 자신을 질책하며 나를 몰아붙이는 대신, 가엾게 여기고 따뜻하게 감싸주는 마음이에요. 자기자비는 세 가지 행동으로 실천 할 수 있어요.

① 명확히 알기

  나의 감정을 회피하지 않고 천천히 살피며,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첫 걸음이에요.

👉 연습

• 최근 나 자신을 자책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세요.

• 그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? 어떤 감정이 있었나요?

  예: “실수해서 창피했어”, “부족한 점이 드러나서 무서웠어”

② 마음 알아주기

  그 다음으로, 내가 진심으로 원했던 건 무엇이었는지 내 속마음을 들여다 봐요.

👉 연습

• 지금 느끼는 감정의 이유를 찾아 보세요.
  예: ”실수해서 창피해” → “친구들에게 인정받고 싶었는데, 잘 되지 않아서 창피했구나.”

③ 자비로 감싸기

 마지막으로 고통 속에 놓여있는 나 자신을 가엾게 바라보며, 다정한 말과 행동으로 나를 다독여요.

👉 연습

• 두 눈을 감고, 가슴에 손을 얹어 보세요.
• 아래 문장을 3번 속으로 되뇌어 보세요.
  “나는 이 고통을 염려해”
  “나는 평온해지기를 바래”

• 따뜻한 차 한 잔, 좋아하는 음악 듣기, 산책하기도 좋아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