‘회피형’이라 하면 보통 ‘회피형 애착 유형’을 가진 사람을 말해요. 애착유형이란, 어린 시절 부모나 양육자와의 관계를 통해 만들어진 ‘사람을 믿고 관계 맺는 방식’을 뜻해요. 이 시기에 경험한 신뢰감과 돌봄의 질은 세상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믿음이 되어, 성인이 된 후 사랑을 주고받거나 갈등을 겪을 때 무의식적으로 드러나는 관계 패턴으로 이어져요.

  예를 들어, 배고플 때 바로 먹을 것을 주고, 무서울 때 따뜻하게 안아주는 양육자 곁에서 자란 아이는 필요할 땐 누군가가 내 곁에 있어 준다는 경험을 반복하며 사람을 신뢰하고 관계 안에서 마음을 편히 나눌 수 있는 안정형 애착을 형성해요. 이런 경험이 쌓이면 '세상은 안전하고, 나는 사랑받을 만한 존재야'라는 믿음이 자연스럽게 자리잡게 돼요.
  반대로 필요할 때 곁에 없거나, 무심하게 대하는 양육자에게서 자랐다면 '기대해도 어차피 실망하게 될 거야'라고 생각해, 점점 마음의 문을 닫게 될거예요.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‘혼자 있는 게 더 편해’, ‘사람을 믿으면 상처받아’라는 신념으로 굳어지고 겉으로는 독립적으로 보이지만, 속으로는 상처받을까 두려워 마음을 열지 못하는 회피형 어른이 될 수 있어요.

 많은 회피형들이 상대와 갈등이 생기면 '서로 잘 안 맞아서 나타나는 일’ 이라고 여겨요. 즉, '잘 안 맞는 두 사람은 어떻게 해도 나아질 수 없다'라는 생각에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포기하고 모든 면이 나와 잘 맞는 사람부터 찾으려 한다는 거예요. 하지만 세상에 노력 없이 척척 맞는 사람은 없어요. 관계는 결국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세계를 이해해 가는 과정이에요.

  회피형은 마음이 불편해질 때, 본능처럼 피하려 하거나 감정을 차단하려는 경향이 많아요. 그럴 땐, 바로 도망치기보다 잠시 멈추고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해보세요. “아! 지금 내가 좀 불편하구나!.” , “이 상황이 나를 힘들게 하고 있네.” 처럼요.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, 마음이 느슨해지며 회피 행동 대신, 조금 더 유연한 행동을 선택할 수 있어요.

 “잠깐 생각 정리하고 싶어. 나중에 이야기하자.” 이 한마디만 해도 상대는 버림받았다는 불안을 덜 느껴요. 갑자기 연락을 끊거나 사라지는 대신, 이렇게 미리 말로 표현해주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오해는 줄일 수 있어요. 상대는 '조금 거리가 필요하구나' 하고 이해할 수 있고, 나 역시 죄책감 없이 편안하게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까요.

👉 연인이 회피형일 때 

• 정선영, & 김진영. (2008). 대학생 애착유형이 대인관계의 갈등해결 양상에 미치는 영향. 아시아교육연구 (Asian Journal of Education), 9(1), 1-22.
• Yeji Psychology(유튜브). '회피형 연인 대하는 법'. https://www.youtube.com/watch?v=gAPl3yz2qLc
• 김노이 작가(네이버 웹툰). 최서연의 회피한 날들. 1-2화. retrieved 2025.09.22.
• 잇다의 사랑수업(유튜브). '회피형 연인과 잘 지내는 법 3가지'. https://www.youtube.com/watch?v=taVYCJ0jICw